케이트의 아트마켓 6


예술 작품의 가격은 어떻게 해질까?


글. 케이트 리(Kate K. Lee)

2021.03.31

- 예술품의 가치 형성요소

- 객관적 요인과 주관적 요인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Scène de Rue à Montmartre), 1887. Photo: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파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Scène de Rue à Montmartre)'이 올해 2월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s)의 언론 발표회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었다. 100년이 넘도록 한 개인 컬렉터 집안이 소장해온 이 그림은 제작된 후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전시된 적 없는 희귀작품이어서 시장과 평단의 주목을 더욱 끌었다. 고흐가 몽마르트르에서 작품활동을 하던 기간의 그림은 대부분 세계 유수의 미술관이 소유하고 있어 개인 소장이 가능한 작품은 매우 드문 편이다. 당연히 세계적 컬렉터들의 이목은 이 작품에 집중되었고, 지난주 목요일 열린 소더비 파리 경매에서 약1천300만 유로(한화 약 180억 원)에 판매되었다. 이는 소더비의 추정가인 500만 - 800만 유로(한화 약 68억 - 109억원)를 약 두 배 뛰어 넘는 액수이다.


상품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예술 작품의 가치는 여타 상품의 가격 결정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예술품만이 갖는 독특한 특성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세기 동안 한 번도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 그림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된 것일까? 예술 작품의 가치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작품 가치 형성의 객관적 요소

예술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객관적 요소와 주관적 요소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객관적 요인에는 작가와 작품이 갖는 특징, 그리고 판매 장소와 시기 등이 포함된다. 작가가 누구인가는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작가의 명성과 미술사적 위치, 작가가 속한 사조 등에 따라, 작가의 평판과 지위가 높을수록 투자상품으로써 작품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또, 시기에 따라 주요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갖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편이다.

하지만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가격은 개별 작품에 따라 편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각각의 작품이 갖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작품의 크기와, 매체(medium), 완성시기, 주제, 인지도, 보존상태, 소장 기록, 전시 이력, 희소성 등 많은 요소들이 고려되어 그 가치가 하나로 매겨지게 된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도랑 위의 작은 다리(Sloot en kleine brug), 1883. Photo: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고흐의 '도랑 위의 작은 다리(Sloot en kleine brug)'는 2010년 뉴욕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서 미화 약 38만 7천 달러(한화 약 4억4천만 원)에 거래되었다. 앞서 소개된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Scène de Rue à Montmartre)'과는 가격 차이가 40배도 넘는다. '도랑 위의 작은 다리(Sloot en kleine brug)'는 고흐의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인상주의 화법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기 이전 시기의 작품으로 고흐만의 스타일이라는 일종의 인지도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의 판매가는 상징적인 고흐 작품을 구매하려는 컬렉터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다.

주관적 요소도 가치 결정에 한몫

예술은 아름다움을 탐구한다. 우리는 많은 경우 아름다운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빠져들곤 한다. 아름다운 것을 찾는 인간의 성향이 예술 작품을 소유하려는 구매욕으로 나타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미(美)의 기준은 개인의 취향이나,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내게 아름다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작품에 대한 미학적 판단과 애정, 또는 개인사에 의한 특별한 의미 등으로 예술품의 가치에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다.

에디션(editions)으로 제작되는 판화 등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예술 작품은 세상에 단 하나씩 존재한다. 어떤 의미로든 특정 작품을 꼭 갖고 싶어 하는 컬렉터가 다른 작품으로 대신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나의 작품을 보며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은 온전히 작품과 감상하는 이들만의 세상에서 느껴지는 은밀하고 사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이런 특별한 점이 예술품의 가치를 완성하는 요소가 되고 예술 작품을 다른 상품과 구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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