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12


팝 아트와 아트 토이 컬렉팅 하기




글. 케이트 리(Kate K. Lee)

2021.05.06

- 대중문화에 기반한 팝 아트

- 카우스 등 작가들 아트 토이 인기 상승세


제프 쿤스(Jeff Koons), 토끼(Rabbit), 1986. Photo: Arosio Stefano via Wikimedia Commons.

미화 9천110만 달러(한화 약 1천억 원). 지난 2019년 뉴욕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서 제프 쿤스(Jeff Koons)의 1m도 약간 못 미치는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 '토끼(Rabbit)'가 이 같은 천문학적 액수로 판매돼 한동안 화제를 모았다. 이 금액은 생존해 있는 작가의 작품 중 세계 최고 경매 판매가를 기록했다. 제프 쿤스는 동물 모양의 풍선 등 주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을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해 네오 팝(Neo-pop) 스타일의 조각으로 형상화해서 유명해진 미국의 아티스트이다.

대중문화에 뿌리 둔 팝 아트(Pop Art)

네오 팝은 팝 아트(Pop art)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예술을 뜻한다. '팝 아트'는 1950년대 영국에서 만들어진 말이지만, 1960년대 앤디 워홀(Andy Warhol)을 필두로 한 미국을 중심으로 선풍을 일으킨 예술 사조이다. 대중문화와 매스 미디어, 소비주의 발달에 대한 반영과 비판으로 시작된 팝 아트는 네오 팝으로 이어지며 인종과 다양성, 정치, 환경 문제 등 현대 사회 전반의 분야까지 보다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만화나 광고, 상품 포장, TV, 영화 등의 이미지를 주로 활용하는 팝 아트와 네오 팝이 주는 대중적 친숙함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어린 세대부터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기성세대에게까지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앤디 워홀(Andy Warhol), 브릴로 박스(Brillo Boxes), 1964. Photo: Pedro Ribeiro Simões via Wikimedia Commons.

인기 상승 중인 아트 토이(Art Toys)

팝 아트에서 이어진 동시대 예술이 불러온 또 다른 매체로는 아트 토이(art toys)를 들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중문화를 소재로 한 디자이너 토이들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소수 유명 작가들의 아트 토이들도 등장하게 되었다. 카우스(KAWS; 본명: Brian Donnelly)는 동시대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1999년 처음 소개된 그의 미키 마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의 '컴패니언(Companions)' 시리즈는 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부터 빌딩만한 크기까지 다양하게 제작되어 많은 컬렉터들을 사로잡고 있다. 2018년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도 그의 누워있는 28m 거대 컴패니언 작품 '카우스: 홀리데이(KAWS: Holiday)'가 전시된 바 있어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작가이기도 하다.

사실 아트 토이는 예술인지 상업적 상품인지를 두고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트 토이가 컬렉터들의 높은 인기를 끌면서 경매 회사들이 이들 작가들의 회화 등 순수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에디션(editions)으로 한정된 아트 토이 등 작품들을 경매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부분 아트 토이를 예술의 매체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2018년 세계 3대 경매 회사 중 하나인 필립스(Phillips)의 뉴욕 경매에서 카우스의 섬유 유리로 제작된 약 7m 크기의 '클린 슬레이트(Clean Slate)'가 미화 약 199만 달러(한화 약 22억 원)에 판매되면서 작가 최고가를 세우기도 했다.

카우스(KAWS), 클린 슬레이트(Clean Slate), 2014. Photo: Jim Bowen via Flickr/Creative Commons.


하지만 카우스의 작품을 비롯한 유명 에디션 아트 토이들은 이렇게 거액을 들여야만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작은 크기 아트 토이는 20-30만 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트 토이 컬렉터 중에는 크기가 클수록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크기는 컬렉터 개개인의 선호도에 관한 문제이다. 새로 컬렉팅을 시작하는 컬렉터라면 보다 많은 개수로 구성된 에디션의 작은 사이즈 아트 토이를 구입하는 것이 좀 더 편하게 아트 토이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처음부터 투자의 목적으로 아트 토이를 구입하기보다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가까이하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안목을 높여가는 것이 아트 토이 컬렉팅을 즐기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크리스털 토이(Christal Toys) 전시, Paris, France, 2017. Photo: Christophe Becker via Flickr/Creative Commons.

익숙한 컬렉터라면 아트 토이에 투자할 때 분명한 인증과 에디션의 개수, 작가의 서명 등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여러 채널을 통해 출시하는 일이 흔해서 아트 토이는 다른 매체들보다 오리지널 감정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경매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한층 안전한 구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수의 경매 회사들은 대부분 작가나 작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통해 작품이 경매에 출품되기 전 검증을 마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구입한다면 경매 회사 외에도 몇몇 온라인 상점들도 작품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유명한 곳들이 있으므로 둘러볼 수 있다.

팝 아트와 아트 토이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주제를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재미있는 매체이다. "내 그림이 사람들에게 닿지 않는다면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의미가 없다"는 카우스의 말처럼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우리 생활에 가까워지려는 작품들에 한 발짝 더 다가서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108&aid=0002952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