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13


사진 작품 컬렉팅 하기


글. 케이트 리(Kate K. Lee)

2021.05.20

- 상업적 매체에서 예술로

- 사진 작품의 에디션 크기와 시기별로 달라


휴대전화가 늘 함께하는 우리의 일상에서 여기저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는 사람들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되었다. 고성능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 고해상도 기능의 카메라를 장착한 휴대전화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휴대전화는 카메라의 기능을 빠른 속도로 대체해 왔으며, 이는 사진 컬렉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셜미디어가 소통의 주요 채널인 요즘 사진은 우리 생활에 가장 가까이 있는 예술 매체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이 갖는 매력에 매료되어 사진 작품을 컬렉팅 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늘고 있다. 사진 컬렉팅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상업적 매체에서 예술로

1999년작인 '라인강 II(Rhein II)'의 이전 버전 작품.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라인강 I(Rhein I), 1996. Photo: cea+ via Flickr/Creative Commons.

주로 상업적 매체로 인식되던 사진이 점차 예술로 인정받게 되면서 세계 유수의 경매 회사에서도 사진 작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게 되었다. 2011년 건축과 풍경을 담은 거대 사이즈 사진으로 유명한 독일의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의 1999년작 '라인강 II(Rhein II)'이 뉴욕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서 미화 약 430만 달러(한화 약 48억 원)에 판매되며 사진 작품 사상 최고 경매 판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의 사진 작품만 컬렉팅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더욱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예산에 맞는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모든 예술 작품은 구입하기 전 리서치를 많이 할수록 후회 없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유명 작가들은 경매 기록 등 찾아보기 쉬운 정보들이 많은 편이지만, 신진 작가들에 대한 정보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작가의 홈페이지 등에서 전시회 이력이나 수상 경력, 언론 기사, 인기도 등을 최대한 알아보기를 권고한다.


카일 마이어(Kyle Meyer) 사진 작품 전시회, Paris, France, 2018. Photo: Ninara via Flickr/Creative Commons.


희소성을 유지하는 사진 작품의 에디션 규모와 시기

사진은 앞서 소개했던 프린트(케이트의 아트마켓 11편 칼럼 참조) 나 아트 토이(케이트의 아트마켓 12편 칼럼 참조)처럼 초보 컬렉터에게는 예술 작품 컬렉팅의 문턱을 낮춰주고, 경험 많은 컬렉터들이라면 그들의 컬렉션을 다양화시켜 줄 수 있는 매체이다. 드물게는 유일하게 한 작품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사진은 에디션(editions)으로 제작되어 단 하나뿐인 회화나 조각 작품보다 낮은 가격대로 구입이 가능하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사진은 복제가 용이해 무제한 제작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에디션의 규모만큼 작가가 일정 수로 작품의 제작을 제한하여 작품의 희소성을 보장한다. 에디션의 개수가 작을수록 그 희소성이 올라가게 된다. 특히 사진 작품은 에디션의 규모가 작은 편이어서 주로 20 작 이내 에디션의 작품을 컬렉팅 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의 에디션은 여타 매체와 달리 에디션 규모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다른 종류로 나눠진다. 사진의 원본이 제작된 시기 또는 그와 가까운 시기에 제작된 작품을 빈티지 프린트(vintage prints)라고 한다. 그 후 제작된 작품을 모던 프린트(modern prints), 또 작가 사후에 제작된 작품을 사후 프린트(posthumous prints)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빈티지 프린트의 가치가 가장 높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연못과 달빛(The Pond-Moonlight), 1904. Photo: Racconish via Wikimedia Commons.


작품 구입 시 사진 크기별로 에디션이 따로 있는지 여부와 에디션과 프린트 넘버, 그리고 작가의 서명을 확인해야 하는 것도 기억해 두자. 단, 사진 작품에 에디션을 도입한 것이 1940년대 이후이고, 1970년대에 들어와서야 본격적으로 자리 잡히게 된 만큼 그 이전 작품들은 에디션 없이 제작되었다. 또, 요즘에도 에디션 없이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도 있으므로 참고해 둘 만 하다.

기타 유용한 참고 사항들

사진 인화지의 종류나 프린팅 방법 등도 다양해서 사진 작품을 많이 보고 알게 되면 점차 그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차이점들로 인해 어떤 작품은 상대적으로 더 빛에 약하기도 해서 보관하거나 다룰 때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은 차이가 주는 미묘함을 잘 보전해 가면서 포착된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사진의 매력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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