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5
그림은 어디서 살까? (2)
글. 케이트 리(Kate K. Lee)
2021.03.24
- 경매 참여 방법
- 그 외 마켓 채널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 c.1500. Photo: Public Domain.
미화 4억5천3십만 달러 (한화 약 5천117억 원). 이 금액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의 '살바토르 문디 (Salvator Mundi; 구세주)'가 뉴욕 크리스티 (Christie's) 경매에서 2017년 세운 세계 공개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뉴욕이나 홍콩 등지의 크리스티나 소더비 (Sotheby's) 경매에서는 종종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작품들의 경매가 이뤄진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우리의 귓전을 두드리는 이런 천문학적 액수의 작품 경매 소식은 예술품 경매 세계가 우리 생활에서 더 멀게 느껴지는 이유일 수도 있다.
"탕! 탕! 탕!"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 작품 경매는 영화 속 한껏 차려입은 사람들로 가득한 객석에서 살짝 들어 올려지는 번호 패들과, 경매사가 낙찰 확정과 함께 내려치는 경쾌한 망치 소리로 마무리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경매는 영화에서나 보는 장면이 아니라 실제로 생각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아트 마켓의 하나이다. 1차 마켓의 채널에서 구매한 작품을 재판매하려 할 때, 또는 그 작품을 구입하려 할 때 찾는 곳이 2차 마켓이다 (3월 17일자 케이트의 아트마켓 4 참고). 2차 마켓에서는 갤러리가 재판매 작품을 거래하기도 하지만, 경매회사가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소더비 (Sotheby’s) 경매, 런던. Photo: ArtLover1953 via Wikimedia Commons.
경매회사는 컬렉터, 갤러리, 미술관 등이 위탁한 예술 작품을 경매를 통해 판매하고, 위탁자와 구매자 양측으로부터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받는 중개역할을 하는 곳이다. 미술품 경매라고 하면 세계 양대 주요 경매회사인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소더비 (Sotheby’s)나 영국의 크리스티 (Christie’s)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경매회사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이 경매에서 다루는 작품들의 범주도 가격 등 여러 면에서 천차만별의 형태로 다양하다. 고가의 작품만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의 영역대를 찾아 경매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0 미술시장실태조사’에 의하면, 2019년 기준 국내에도 서울옥션과 K옥션을 위시해 9개의 경매회사들이 운영되고 있다.
사전 정보와 경매 프리뷰 챙기기
폴리 옥션(Poly Auction) 경매 프리뷰, 홍콩. Photo: Pangsing Lam 2019 via Wikimedia Commons.
경매 개최에 앞서 경매회사는 경매 도록을 제작해 출품작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다. 해외 주요 경매회사들은 경매 몇 주전부터 항상 온라인 경매 도록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업로드해둔다. 초보 컬렉터들도 경매 도록이나 인터넷을 통해 작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다른 아트 마켓보다 더 쉽게 경매에 접근할 수 있다. 출품 작품의 소장 기록과 전시 이력, 작품 상태, 추정가 등이 공개되므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정보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경매 추정가는 대체로 갤러리 판매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대부분의 경매는 1-2주 동안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프리뷰 전시를 개최한다. 누구나 방문할 수 있고, 무료이므로 경매 전 작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경매회사의 스페셜리스트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도 있다. 특정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컨디션 리포트를 요청해 작품의 보관상태와 보수 여부 등을 사전 점검할 것을 추천한다. 이 밖에 작품 구매 전 체크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서는 추후 미술품 투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추가로 다루기로 한다.
경매 참여를 위한 준비 사항
경매에 참여하고 싶다면 사전에 등록하고 예약을 해둔다. 참석이 불가한 경우에는 서면 응찰과 전화 응찰, 또는 온라인 응찰로 참가할 수 있다. 현장 응찰의 경우 경매가 시작되고 구매하고자 하는 작품의 차례가 되면, 경매사의 호가에 따라 패들을 들면 된다.
현장 경매의 빠른 속도에 휩쓸리거나, 한껏 달아오른 비딩 경쟁 가운데서 자신이 미리 계획했던 예산에서 벗어나 응찰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끔이긴 하지만 자신의 예산을 훌쩍 넘어선 후회스러운 낙찰을 얻어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타 채널들
위에서 소개한 전통적인 1차, 2차 마켓의 채널들 이외에도 요즘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예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구매나, 하나의 작품에 대해 지분을 나누어 갖는 공동구매, 렌털 등 새로운 마켓이 형성되기도 한다. 또 기존의 갤러리나 경매회사들도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새로 마련하거나 확장한 덕분에 많은 구매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의 예술 작품 구매는 현장 구매와는 다른 면에서 주의할 점들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룰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야기하기로 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108&aid=0002941976